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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따르릉～“
" 안돼요. 우리는 더 이상 올리면 돈 안 넣을 거예요."라며 엄마는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우리가 지금 너무 어려워요. 애들 아빠가 하는 음식점 수입이 일정치도 않고,
또......"
"글쎄 어렵다니까요."
옆에서 계시던 아빠가
"아, 뭔데 그래. 이리 줘 봐요."
아빠는
"예, 국민연금 관리 공단이라구요? 7월부터 1%를 더～～～예, 예 알았습니다."
전화를 끊고 엄마에게
"연금이라는 게 결국 많이 내면 많이 받고 적게 내면 적게 받는 거야. 미래를 위한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돼. 7월부터는 불입금액을 1%
높인다네. 왜 당신도 잘 알잖아? 그 누구더라 응 스피노자라는 사람은 지구가 내일 멸망한다 해도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 했던. 지금
우리가 아무리 어려워도 조금씩 절약해서 국민연금 잘 넣으면 이 국민연금이 우리의 미래를 지켜줄 희망의 사과나무가 될 거야, 생각해 봐. 우리가
심은 사과나무에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릴 때를. 연금 나오면 당신 여행도 시켜주고...... 애들에게 기대지 말고 연금으로 우리의 제 2인생을
안정되고 멋지게 사는 거야. 저 녀석한테만 무작정 기대지 말자구. 하～하～하～"
장녀인 나를 바라보시며 환하게 웃는 아빠의 당당한
모습에 엄마도 어느새 편안한 미소 지으셨다.
이미 학교에서 경제시간에 토론의 주제였던 '국민연금 확실한 미래 보장인가?' 를 통해
국민연금에 대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나도 국민연금 못지않은 효녀가 될 텐데.......'
이마에 주름이 벌써
깊게 파였지만 자신감 넘치는 아빠를 바라보며 웃었다.
아빠가 무역회사에 다니시던 지난 1988년 직장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 되었을 때부터 성실히 연금을 불입하셨다. 그러다가 우리 나라가 IMF를 한창 겪고 있던 1998년 초 직장을 그만두셔야
했다. 몇 년간 마음고생을 하시면서 이 일 저 일을 하셨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갖지 못하셔서 우리 식구 모두는 미래는 물론 하루하루의 삶이 힘들고
어두웠었다. 그러다가 2년 뒤 조그만 음식점을 운영하시게 되었다. 장사를 시작하시자마자 즉시 평소 국민연금의 전도사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주변을
설득하셨던 아빠는 성실히 소득을 신고하셨고 그에 따른 국민연금을 매월 내시고 계신다. 소득을 신고 할 때도 남들은 모두들 낮춰서 신고하고 적은
월 불입액을 내고 있는데 아빠만 성실신고하셨다고 엄마가 불평을 하시곤 했다.
“당장에 살기도 힘든데......, 연금은 뭘,”
하시면 아빠는 “ '스피노자의 사과나무 심는 심정'으로 미래를 가꾸자” 고 엄마의 불평을 누그러뜨리셨다.
국민연금이란, 평소에
조금씩 보험료를 납부했다가, 나이가 들어 은퇴하거나 예기치 못한 장애나 질병, 사망 등으로 소득능력을 상실했을 때 연금을 받아 생활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행하는 사회 보장제도이다. 국가에 자신의 미래를 조금씩 저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제도는 19세기 말 독일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어 현재 160 여 개 국가에서 실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직장근로자를 대상으로 국민 연금을 시작한 이래 그 범위가 꾸준히
확대되어 오늘날 전 국민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사회 안전망으로써의 역할을 다하고 아울러 선진 복지 한국의 미래를 위한 토대를 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18세 이상 60세 미만이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아빠가 성실히 소득을 신고하고 그에 따른
국민 연금을 내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21세기가 시작된 지금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그에 따른 가족 관계나
사람들의 가치관은 날로 달라지고 있다. 특히 변화되고 있는 것은 가족의 크기와 가족의 상호 유기적 관계다. 보험이나 연금 등 정부의 도움이 없던
과거의 사람들은 자녀를 많이 낳음으로써 자신들의 노년을 보장 받으려 했다. 실제로 자식들은 노후의 든든한 믿음이었다.
그러나,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총 출생아 수는 55만 7천 명으로 2000면 63만 7천명보다 무려 8만 명 줄었다. 인구 1천 명 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 출생률은 11.6명으로 200년의 13.4명보다 감소했고 여자 1명이 낳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도 1.47명에서
1.30명으로 줄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엄마 아빠를 낳으실 때 형제가 7～8명 이상이던 시절은 이미 아니다.
의학기술의
발달과 식생활 개선으로 인한 평균 수명은 77세, 2030년의 예상 수명은 81.5세로 부모가 자식을 독립시키고 부모가 사는 평균 년 수는
19년이라는 통계가 나와 있다. 과거보다 노년의 생활이 훨씬 길어졌고 삶의 질을 높이 추구하는 경향이 날로 증가하게 됨에 따라서 그에 따른
노후의 비용이 더욱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한 상공회의소가 서울 지역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노후 대책실태' 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노후자금으로 4억~5억 원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실제로 노후를 준비하는 직장인은 10명중 3명 뿐 이라고 했다.
누구에게나 노년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면 우리가 떠올리는 노년의 모습은 구부정한 허리에 지팡이, 생산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력도 없는 무기력한 노인, 젊은 시절 자식 뒷바라지에 온 몸을 바쳐 모든 경제력을 다 쏟아 성장시켰지만 이제 자식의
보살핌만을 바라볼 수도 없는 허약한 현실에, 죽음을 기다리는 초라한 모습일까?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모습은 결코 아닐
것이다.
한국은 이미 유엔이 규정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지난 4일 통계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3백
37만 2천명으로 총 인구의 7.3%에 달한다고 한다. 유엔이 규정한 '고령화 사회'의 기준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7%로 영국은
1929년 이 기준에 도달했으며, 미국은 1942년, 이웃나라 일본은 1970년에 각각 7%를 넘어섰다. 이처럼 한국은 이제 막 그 문턱을
지났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빨리 고령화 사회를 맞아 이미 그 중반을 지나고 있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산업화로 인한 핵가족화
현상으로 빗어진 노인들의 부양 문제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사회보장 제도의 하나인 연금제도를 일찍이 도입해서 노인들이 아름답고 활기차게 멋진
제 2인생을 누리도록 하고 있다. 이제 이 모습은 이제 그들만의 모습은 아니며 영화나 사진 속의 광경만도 아니다. 우리도 이제 국민연금이 시작된
지 어언 16년, 이미 100만 명 이상이 우리가 심고 가꾼 사과나무에서 크고 빨간 사과를 수확할 수 있게 되었고 곳곳에서 자신 있게 인생을
살아가는 환하게 웃는 노인들과 더불어 활기찬 젊은이들을 만나게 된다. 우리보다 먼저 경험한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보다 현실
적이고 구체적인
제도를 통하여 우리도 그 해결책을 찾아 모두가 환영하고 혜택을 받는 제도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 왔다.
그러면 여유 있고 안정된
노년을 설계하기 위해 현실적인 해결책이 왜 국민연금인가?
오늘날 다양한 변화를 요구하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점차 정년이 보장된 직장이
없어져 가고 곳곳에는 불의의 사고 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위험 요소를 개인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국가가 나서서 사회 구성원간의 공통체적인 연대와 세대간의 부양 시스템의 기초를 구축하는 제도가 점점 더 절실해 지고 있으며 그러한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도가 국민연금이라고 볼 수 가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국민연금의 기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안정된 노후생활의 보장을 들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대인들에게 노년기는 제 2의 인생 출발로 여겨진다. 청.
장년기에는 활발한 사회경제활동과 자녀 부양의 큰 짐으로 인해 자신들의 삶을 즐기고 음미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다. 그러나 자식을 부양하는
짐이 사라진 노년기에 경제적 안정이 없을 때 제 2의 인생을 즐기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며, 자식들에게 소외되고 사회로부터도 고립되는 불우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은 자식들에게 기대어 소극적인 삶을 살던 모습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 나가려는 요구가
보편화되었다. 보람되고 여유 있는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안정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고정된 수입이 없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그러한 안정을 얻기가 힘 들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민연금과 같은 체계적인 노후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둘째, 미래의 위험에 대한
생활보장 대책으로서의 기능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자신의 미래에 불안을 느끼게 마련이다. 특히 예고 없이 찾아오는 사고나
질병 등이 그러한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킨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불시의 사고에 대비하여 보다 확실한 안전장치를 해 두고 싶어 한다.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확실히 보장해 주는 제도에 자신의 희망을 걸어 보고 싶은 것이다.
셋째,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공동체를
실현시키려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미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국민연금과 같은 연금 제도를 시행한지 오래이며 그와 더불어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질 높은 삶을 즐기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실시하는 국민 연금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 할 수 있는데, 즉 국민연금의
또 다른 기능인 국민간의 소득격차를 줄여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국민모두의 수준 높은 삶을 지향한다. 특히, 소득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돕게 하는 소득 재분배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 결과적으로 사회 통합이 이루어지고 다 함께 잘 사는 사회로 나아가는데
기여하게 된다. 즉 국민연금은 복지 국가 실현을 위한 꼭 필요한 제도이다.
아직도 우리사회는 빈부의 격차가 엄청나게 존재하고
있다. 한 끼의 식사가 어려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명품만을 고집하고 치장하는 사람도 많다. IMF 이후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져서 정보를 많이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생활수준은 상상할 수 없으리 만큼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있는 자와 없는 자, 배운 자와 그렇지 못한 자에게도 똑같이 건강하고 보장된 미래를 살 인간으로서의 권리가 있다. 공유하는 보장된 미래가 있어야
함께 사는 사회가 아닐까?
국민연금이 이러한 노후를 확실히 보장해 줄 제도가 되어 준다면 우리사회가 오랫동안 꿈꾸어 온 미래는
보장되리라 믿는다. 사과나무를 심은 지 16년이 되었으니 이제 빨갛게 영근 사과를 따먹는 사람도 벌써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정착되고 달고 맛있는 빨간 사과를 맛보기 위해서 국민 모두의 관심과 장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므로 위험이 적어지며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 보장제도이기 때문에 국가가 존속하는 한 반드시 지급하게 된다는 점에서 일반 보험사들이
운용하는 개인연금과는 확실히 다르다. 물가가 오르면 받는 연금액도 그만큼 따라 오르므로 항상 실질적인 생활안정을 보장하며, 국민연금을 탈수 있는
권리는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고 담보로도 제공할 수도 없으면 압류가 불가능하므로 안전하게 지급할 수 있는 확실한 사과나무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직한 제도가 정착되고 국민 개개인에게 그리고 공동체 모두에게 달콤한 사과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하고
보완해야 될 몇 가지 문제가 있다.
현재의 국민연금 제도는 적게 넣고 많이 타 가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외국의 연금
보혐료율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가 현재 7～9%로 되어 있으며 미국 12,4%, 일본 17.35% 프랑스 16.35%, 독일 19.1%,
스웨덴18.5%이다. 이러한 요율을 적용하여 실제적으로 계산해 보면 연금수령액을 생애 평균 소득의 55%로 맞춘다고 볼 때, 월 소득
200만원인 A씨가 월 24만원씩 불입 후 40년 뒤 110만원의 연금을 타게 된다.
그리고 현재 국민연금은 근로자의 평균
임금상승률과 소득 재분배 기능이 반영된 지나치게 후한 형태다. 특히 물가 상승률까지 보전되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에는 유리한 노후 대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연금이 너무 인심 좋게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다음 세대들에게 지나치게 부담을 안겨 줄 수 있으며
2030년에는 연금이 고갈될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사회 통합적 의미로 개선되어야 하는데, 빠른 시일 안에 합리적 개선을
바란다.
국민 통합적 의미에서 또 하나 인식해야 할 점은 국민 모두는 허위 소득신고 없이 국민이 정직하게 소득을 신고하고 거기에
따르는 국민의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노후에 돌아올 연금액수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전에 국민들은 자신이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달콤한 빨간 사과를 맛볼 권리도 없다. 또한 정부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제도를 운영해야
국민은 정부를 믿고 적극적으로 정책에 협조 할 것이고 성공적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러한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일이야 말로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복지국가 대한민국‘ 이라는 큰
결실을 얻을 수 있을 텐데, 반상회나 학교 수업수간을 활용하여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면 한걸음 더 빨리 ’복지 대한민국‘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리라 믿는다.
여러분은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 는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을
모두 다시 되새기자.
오늘도 우리 아빠는 심은 사과나무를 가꾸기 위해 열심히 음식 그릇에 미래를 담고 희망찬 발걸음을 내딛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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