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따뜻한 자원봉사자의 손길 이른 아침, 학교로 가는 길마저 따뜻하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서 학생들을 인도해 주시는 봉사자 할머니, 할아버지시다.
그 분들을 몇 달 전부터 학생들이 길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도와 주고 계신다. 손이 꽁꽁 어는 추운 겨울에도 장갑을 끼시고 항상 그 시각, 그 자리에서 계시는 것이다.
나는
그 분들이 없을 때는 무단 횡단을 자주 했었는데 그 분들이 계신고 나서부터는 무단횡단은커녕 나도 모르게 숙연 해지기 까지 한다.
언뜻 보아도 예손은 훨씬 넘어 보이시는 데도 추운 겨울날마저 그곳에서 우리를 향해 환히 웃어주시는 분들. 등교길을 정겹게 만들어
주시는 그 분들에게 언젠가 따뜻한 우유라도 건네 드리고 싶다.
자원봉사자 할아버지, 할머니느 어느누가 시켜서 그런 일을 하시는
것도, 어떤 대가를 바라시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들의 여생을 좀 더 보람되게 하기 위해서 그런 수고를 하시는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큰 벌이 바로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 했던가. 아무리 나이가 들어 늙어도 인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마찬 가지시며, 또 그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게다가 지금처럼 평균 수명이 길어진
상황에서 늙었다고 하루종일 집에 갇혀있다는 것은 인생의 참 맛을 보지 못한 것이다.
제2의 인생 요즘 우리는 주변에서 고희(古
)를 넘긴 노인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백수(白壽)를 넘기시고도 정정하신 분들이 많다. 그러나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환갑이면 장수한 것이었다.
그만큼 우리 인간은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고도로 발달한 의학 기술로 하여금 점점 수명을 연장해 나가고
있다. 바야흐로 제2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후면 대부분이 65세쯤 퇴직을 하고 평균 수명은 80세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삶 중 20여 년이다 되는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기지만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평가가 달라 질 수 있는 것이다.
가끔 나는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를
상상하곤 한다.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고, 할머니가 되는 그런 상상을 말이다. 그럴 때마다 엄마 아빠가 늙어 가신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엄마, 나중에 우리 다 크면 엄마 어떡할 거야?" "어떡하긴, 아빠랑 오손도손 사는 거지." 엄마는 항상 우리가 다 커서
시집, 장가를 가고 나면 아빠랑 둘이 조그만 집으로 이사해서 여행하러 다니면 살고 싶다고 하신다.
또 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매일 힘들게 일 하 시면서도 제2의 인생을 생각하시며 미소지으시는 엄마를 보면 나까지 행복해진다. 엄마의 바람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엄마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말 만족스러운 노후를 보내기 위해선 일단 경제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쇠약해진
몸으로 예전과 같은 수입은 기대하기란 힘들다. 게다가 예전에 산아 제안을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는 갈수록 많아지고 그들을 부양할 젊은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다. 즉 자기 스스로 노후를 대비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찾은 대안이 바로 대대적인 국민연금의 실시와 의무화이다.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사회 보장제도의 하나로
국민연금을 채택하여 의무화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보다 훨씬 크며 체계적이다. 일단 연금보험료 부담수준을 비교해 보면 미국
12.4%, 일본 17.35%, 프랑스 16.35%, 독일 19.3%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겨우는 아직 9%에 불과하다.
하지만,
매년 1%씩 증가하고 있으며 공무원의 경우 이미 월 17%를 부담하고 있다. 그만큼 전세계가 국민연금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왜
국민연금인가? 모든 사람들이 이다지도 국민연금을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일단 정부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연금이나 보험과 비교하였을 때 국민연금은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오직 국민 복지에 목적을 둔 제도라는 것이다. 그만큼
투명해야 하며 또 그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득이 없을 때부터 평생 매월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빈부 간의
소득격차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빈부 격차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단시간에 좁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과 사회적인 의식의 개선에서 비롯되어야 하는 것인데 안타깝께도 우리나라는 아직
그러하지 못하다. 이것을 돕는 것이 바로 국민연금이다.
보험료를 많이 낸 사람이 나중에 연금을 더 많이 받는 것은 당한다. 그러나
납입한 보험률은 모두가 같지만, 받는 연금의 임금 대체 율은 저소득층이 휠씬 높다. 그러므로 소득이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돕게 되어
사회통합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 소득 수준에 맞는 연금이 지급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보통 몇십 년 동안
보험료를 납부하고 연금을 탈 때가 되면 화폐의 가치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마치 우리의 부모님이 어렸을 적의 10원이 지금의 1000원의 가치와
비슷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연금에서는 소득을 연금을 받게 되는 전년도의 현재 가치로 재평가하여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또한, 연금을 받는 동안 매년 물가 상승률에 따라 연금액을 조정하기 때문에 항상 실질적인 가치가 보장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령연금 외에도 장애연금과 유족연금 등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이다. 보험료를 납부하는 중에 장애를 얻게 되거나 죽었을 경우, 나이에 상관없이
연금이 지급된다.
이러한 연금으로써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거나, 삶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믿음을 실어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국민연금은 젊어서는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늙어서는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와 불신으로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일단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읽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수도 없이 고위 관직자들의 각종 비리와 정치 투쟁을 목격해왔기에 더 이상 그들을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더 이상 그들을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혹시 보험금이 새나가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여러모로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할 것이다.
정치가 올바르게 되어야 사회가 올바르게 되고 나아가 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 국민도 그러한 정부를 외면하지 말고 그들이 투명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외양간을 튼튼히 눈을 감고 상상해 보다. 자신이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을 때를. 내가 생각해
놓은 나의 노후는 시골에 황토 집을 짓고 작은 밭을 일구면서 때로는 여행도 가고 공연도 보면서 조용히 평화롭게 사는 것이다. 자, 분명 우리는
각자 서로 다른 상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통점은 그렇게 하기 위해선 일정한 소득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 소득은 바로
국민연금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소는 평화로운 노후라고 할 수 있고 외양간은
국민연금이라 할 수 있다. 평화로운 노후가 떠나가기 전에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튼튼히 보장해야 할 것이다.
자, 우리의 외양간은
튼튼한가? 그렇지 않다면 소는 달아나 버리고 말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즉 '실마구치(失馬治廐)'의 옛 성현의 지혜를
다시 한 번 우리 가슴에 새겨야 할 때이다.
| |